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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ACTNOW 2019. 1. 5. 23:14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국내도서
저자 : 유시민
출판 : 생각의길 201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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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유난히 글쓰기가 싫었다.

일기는 개학전에 몰아쓰기 일쑤이고, 글짓기, 독후감 쓰기도 참 싫고 못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국어과목도 좋아하지 않았다.

지은이의 생각을 물어보는 시험도 싫었고, 문장의 구조도 왜 배워야 하는지 전혀 알수가 없었다.

이랬던 내가 자발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고 "글쓰기" 책을 읽고 더 잘쓰고 싶어지다니.

오래살고 볼일이다.

오래는 아니지만 살다보니 글쓸일이 참 많기도 하다. 일때문에 쓰기도 해야 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기위해 쓰기도 하고, 내 생각을 전하기위해 쓰기도 하고, 간혹 설득을 시키기 위해 쓰기도 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글을 쓰다보니 잘쓰기 보다는 정확하게 쓰고 싶어졌다.


꽤 오래전 이 책을 구입하고 이제야 읽었다. 

올해 목표가 매일매일 글쓰기가 있으니 기왕에 쓰는거, 제대로 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보다.

역시, 책은 읽기에 맞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처음 샀을때는 몇페이지 넘어가지 않더니, 이번에 읽을때는 끄덕끄덕 거리며 재미있게 읽혔다.

내 글이 얼마나 작가가 했던 말들을 이해하고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글쓰기 '영업비밀'의 규칙은 간단하다.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은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p.19


별내용 아닌것 같지만 엄청난 규칙이다. 그동안 내 글들이 저 규칙에 모두 위반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저자는 타고난 글쟁이나 아니라 오랜 연습과 훈련으로 글을 잘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그 연습과 훈련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작품은 영혼의 색깔과 모양부터 좀 달라야 좋은 글을 쓸수 있겠지만, 정보를 전달하고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논증하는 논리 글쓰기는 이런 연습과 훈련으로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텍스트 요약이 논리 글쓰기의 첫걸음인 이유는,

텍스트 요약은 귀 기울여 남의 말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남의 말을 경청하고 바르게 이해해야, 남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남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이 쓴 글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말로든 글로든, 타인과 소통하고 싶으면 먼저 손을 내미는 게 바람직하다.

p.65


글쓰기는 타인과 소통하는 것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잘 듣고 잘 이해해야 한다. 그게 글로는 텍스트 요약이다.

흠, 나는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듣기는 하고 있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


잘 들었으며, 잘 정리하고, 잘 표현해야 하는데

표현하려면 어휘력이 풍부해야 한다. 어휘력을 키우려면 좋은 책들을 많이 읽어야 한다.

저자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인간, 사회, 문화, 역사, 생명, 자연, 우주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과 지식을 담은 책이다.

둘째는 정확하고 바른 문장을 구사한 책이다.

셋째는 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이다.

좋은 문장에 훌륭한 내용이 담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면 지식과 어휘와 문장과 논리 구사 능력을 한꺼번에 얻게 된다.

이런 책은 친구로 만드는 게 좋다. 친구는 오랜 세월 좋은 일은 함께 즐기고 아픔은 서로 나누며 자주 어울려야 친구다운 친구다. 어떤 책과 친구가 되려면 한 번 읽고 말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읽어야 한다.

우선 소개하는 책 세권은 <토지>, <자유론> 그리고 <코스모스>다.

p.136,137


이 구절을 읽으며 '친구'들이 생각났다. 오랜 세월 친구이긴 하나 멀리 있기도 하고 각자 살아내기 바빠 일년에 생일때가 겨우 문자로 이야기 나누는 친구들이 생각났다.

언젠가는 좋은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자주 어울리는 날이 오겠지.


좋은 글을 쓰기위한 여러 방법들도 소개했지만, 못난 글을 피해 좋은 글이 되기 위한 방법이 내겐 큰 도움이 되었다.


못난 글은 다 비슷하지만 훌륭한 글은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

p.169


못난 글을 알아보는 쉽고 간단한 방법은 텍스트를 소리내어 읽어 보는 것이다.

나도 가끔 글을 쓰고나서 소리내서 읽다보면 쓸때는 못느꼈던 어색하고 읽히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가끔할 일이 아니라 항상 할일이다.

둘째로는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했는지이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못난 글과 나쁜 문장에 대한 면역력이 저절로 생긴다. 하지만 '백신' 예방 접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효과가 좋은 백신이 이미 수십 년전 서점에 나왔다. 앞에서 말한 이오덕 선생의 책 <우리글 바로쓰기>다.

p.177


내 글이 참 못났던 이유중에 하나도 우리말을 바로쓰지 않아서다. 당장 읽어보고 친구로 만들어야 할 책이 하나 생겼다.

작은 수첩이던, 디지털이던 자주 글을 쓰는 습관은 좋은 글을 쓸수 있는 힘을 키워줄 것이다.

여기에 읽는 대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독자를 이해하고 글을 쓴다면 좋은 글이 될 확률이 더 높아지겠지.

저자는 지금 시대에 마음껏 쓰고싶은 글을 쓰는 것이 축복이라고 했다.

물론 지금과 같지 않은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엄청난 변화와 축복이 될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리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내 의지만 있다면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읽힐수 있는 요즘이라 다행이긴 하지만 말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나와 같은 일반인들에게 글쓰기가 무엇인지, 무엇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지 기본을 말해주는 책이다.

새로운 기교가 아니라, '글이란 이런 것이다'를 먼저 알려준다.

내게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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